[자막뉴스] 시각장애인이 본 경복궁은?…관광 동행서비스 호응
앞을 보지 못하는 한윤미 씨에겐 나들이가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.
가을볕이 가득한 날, 경복궁을 찾은 윤미 씨는 잔뜩 들떴습니다.
[이지선(장애인 관광객 동행인)/한윤미(시각장애인)]
"이게 얼마 만의 가을, 가을 여행인지 모르겠어요. (가을 첫 나들이세요?) 그렇죠. (너무 좋은 날씨에 오셨는데요) 그러니까요."
눈이 되어 주는 동행인의 팔을 붙잡고 영상 해설사의 설명에 모든 신경을 집중합니다.
점자로 된 안내서를 통해 마음의 준비를 한 뒤, 손으로 경복궁을 보기 시작합니다.
"어, 이거 엄청 많이 찍어가겠다, 좋은 기운 다 얻어 가라."
경회루의 고즈넉한 자태가 윤미 씨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.
"2층에서 주로 즐기는 거고요. 이 다리가 받치고 있어요. 이 건물을. 이 다리를 보면, 네모난 기둥, 안쪽에는 둥근 기둥이 있어요."
볼 수 없는 고궁의 자태는 준비해온 모형을 만지며 체험합니다.
윤미 씨의 하루는 어땠을까.
[이지선(장애인 관광객 동행인)/한윤미(시각장애인)]
"초등학교 때 역사책에서 봤던 경복궁을 직접 이렇게 와서 영상 해설사님 설명 듣고 또 만져보고…오감을 활용한 역사 공부를 짧은 시간 동안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."
경복궁이 어떤 이미지로 남았을지 물어보니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옵니다.
[이지선(장애인 관광객 동행인)/한윤미(시각장애인)]
"(귀로 듣고 만지셨던 경복궁은 어떤 이미지인가요?) 나를 치유해 주는 이미지…/ (이 일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나 경험은?) 지금 이런 순간이요. '여행을 하고 이렇게 관광을 하면서 좋은 걸 얻을 수 있구나'라고 함께 느끼고 감정을 공유할 때 가장 뿌듯합니다"
해설사도 동행인도 모두 '함께할 때 행복하다'는 말을 전합니다.
[이혜경/서울시 문화 관광해설사]
"설명을 들으시면서 굉장히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세요. '아, 오늘 많은 걸 알았어요' 하시면서. 이분들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느끼는 건 같구나…라는 걸 생각하면서 이런 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굉장히 값지고 귀하다는"
서울관광재단은 50명이 넘는 현장 영상 해설사를 통해 시각장애인들과 동행하는 관광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.
[정영만/서울 다누림관광센터장]
"방송을 보면 영상 해설을 해주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. 그것처럼 여행을 할 때 시각장애인분들에게 '자기 앞에 어떤 사물이 있는지 어떤 풍경들이 있는지 해설을 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' 하는 시각장애인분들의 요구가 있었고요."
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청각, 정신지체 장애인 등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관광 동행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.
(취재: 박상률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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